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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호주 선거제도의 상징, 선호투표제란? – 한 번의 투표로 과반수 유권자의 지지를 받은 당선자를 뽑는 똑똑한 제도

by K-Foodie 2025. 5. 2.

호주 선거제도의 상징, 선호투표제란?

호주에선 '한 표'가 정말 소중하게 다뤄집니다. 단순히 많이 받은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누가 정말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는지까지 계산해서 당선자를 정하는 아주 독특한 방식이 있거든요. 그게 바로 선호투표제(Preferential Voting)입니다.

선호투표제가 뭐예요?

쉽게 말해, 선호투표제는 한 번의 투표로 과반수(50% 이상)의 지지를 받은 사람을 뽑는 방식이에요. 유권자는 마음에 드는 후보를 1순위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번호를 매겨 투표합니다.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번, 그다음은 2번, 그다음은 3번... 이런 식이죠.

왜 이 제도가 좋은가요?

  • 사표(죽은 표)를 줄일 수 있어요. - 1순위 후보가 떨어져도, 2순위 표가 다른 후보에게 넘어가며 내 의견이 반영될 수 있어요.
  • 과반수 지지를 받은 후보가 뽑혀요. - 1위만 많이 받으면 당선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의 고른 지지를 받은 사람이 당선돼요.
  • 소수 의견도 반영돼요. - 녹색당 같은 소수 정당의 지지자들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요.

투표 방식이 좀 복잡하다던데요?

맞아요. 예를 들어 하원 투표에선, 유권자가 모든 후보에게 순서를 매겨야 해요. 1순위만 찍고 나머지는 비워두면 무효가 될 수 있으니까 꼭 모든 칸을 채워야 해요.

상원 투표는 두 가지 방식이 있어요.

  1. 선 위(Above the Line): 정당 위주로 투표. 최소 6개 정당에 순서를 매겨요.

출처: www.abc.net.au

  1. 선 아래(Below the Line): 개별 후보에게 투표. 최소 12명의 후보에게 순서를 매겨요.

출처: www.abc.net.au

이렇게 순위를 매기는 덕분에, 1위 후보가 과반수를 못 얻으면 꼴찌 후보의 2순위 표가 다른 후보에게 넘어가고, 이런 식으로 계산을 반복해서 결국 과반수를 넘는 사람이 당선됩니다.

실제로 선호투표제로 당락이 바뀐 사례도 있어요

2007년 시드니 베네롱 지역구에선 당시 총리였던 존 하워드가 1순위 득표 1위였지만, 녹색당 지지자들의 2순위 표가 노동당 후보에게 몰리면서 낙선했어요.

단점은 없을까요?

  • 투표 용지가 너무 크고 복잡해서, 투표에 시간과 주의가 많이 필요해요.
  • 개표에 시간이 오래 걸려요. 결과가 며칠 후에 나올 수도 있어요.
  • 후보들끼리 사전 협상(선호표 교환)을 해서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많은 전문가들이 “가장 민주적인 제도”라고 평가해요

호주의 선호투표제는 1918년부터 시작됐고, 지금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만 시행되는 특별한 제도입니다. 한 번의 투표로 정당성과 대표성을 모두 갖춘 당선자를 뽑는다는 점에서, “지상에서 가장 민주적인 투표 방식”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에요.

마무리하며

오늘은 호주의 독특한 선거 방식, 선호투표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한 나라의 선거제도는 그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와 닮아 있습니다. 호주의 선호투표제는 ‘과반수의 지지를 받은 사람’을 뽑는 방식으로, 단순한 1등 뽑기가 아닌 ‘더 많은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철학이 담겨 있죠. 꼭 선거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이런 제도를 한 번쯤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익숙하다고 여긴 ‘투표’라는 행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런 방식도 있구나’ 하고 고개 한번 끄덕이셨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