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살다 보면, 도심 한가운데서도 자연과 가까운 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나무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베란다에서 만날 수 있는 황관 코카투앵무새(Yellow-crested cockatoo)까지, 시드니는 자연과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하지만 그 자연이 때로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가져오기도 하죠. 바로 포썸과의 만남처럼 말입니다.
포썸이란? 호주 야생동물의 특징
포썸(possum)은 호주를 비롯한 뉴기니와 술라웨시에서 서식하는 유대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동물을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다지 귀엽다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포썸의 덩치와 행동은 그저 거대한 쥐처럼 보였기 때문이죠. 그러나 호주에서는 이들이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포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포썸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 브러시테일 포썸(Brush-tailed Possum) –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포썸으로, 크고 털이 풍성하며 붓처럼 끝이 뾰족한 꼬리를 가집니다.
- 링테일 포썸(Ring-tailed Possum) –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와 둥글게 말린 꼬리로 쉽게 구별됩니다.
이들은 주로 야행성으로, 나무 위에서 생활하지만 도심지에서는 지붕이나 다락방 등에서도 자주 발견됩니다.
시드니에서의 포썸 문제: 예상치 못한 침입자
저희 집은 1층이라 작은 야외 공간(Rear Courtyard)이 있습니다. 이사 온 첫날부터 포썸의 울음소리를 들어서 근처에 포썸이 있구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포썸이 저희 작은 야외 공간을 "화장실"로 사용하기 시작하고 나서부터였어요. 어느 날 갑자기 포썸 똥을 보게 됐고 이거 뭔가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이틀인가 반복되고 그 이후에는 그런 일이 없어서 안심하고 있던 찰나에 오늘과 같이 일이 벌어졌네요.
포썸 대소동: 시드니 아파트에서의 난리
오늘 아침, 코트야드로 나갔다가 깜짝 놀랄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 세탁 세제 통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세제가 흘러서 바닥이 흥건했어요.
- 포썸 똥이 여기 저기 엄청 많았습니다.
- 코트야드 주변 나무에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쓸어 모아둔 나뭇잎 봉투가 찢어져 있었고, 그곳에서 포썸의 긴 꼬리가 삐져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범인은 명백했습니다. 저희는 곧바로 작전을 세웠습니다. 포썸을 봉투에 든 채로 조심스럽게 박스에 넣어 공원으로 옮기려고 했죠. 그러나 우리가 집을 떠나기도 전에 포썸은 이미 탈출해 버렸습니다. 봉투에서 꼬리가 더 이상 보이지 않아 봉투 안으로 완전히 들어갔나 했더니 이미 탈출했더라고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그 순간 짝꿍이 소리쳤습니다. "여기 있어!"
그가 가리킨 곳을 보니, 포썸이 화분 속에 머리를 쏙 넣고 있었다는 사실! 그 모습은 마치 "난 안 보인다… 난 안 보인다…"라고 되뇌는 듯했죠. 너무 귀여워서 화가 누그러졌지만, 그동안의 ‘똥 테러’를 떠올리며 다시 정신을 차렸습니다. 결국 우리는 포썸을 조심스럽게 아파트 공동 정원으로 옮겼습니다.
시드니에서 포썸 관리하기: 유용한 정보
- 법적으로 보호받는 동물: 시드니에서 포썸은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포썸을 해치거나 죽이는 것은 불법입니다.
- 도시 적응력: 포썸은 도시에서도 잘 적응해 지붕이나 다락방, 베란다 등에 자주 나타납니다.
- 식성: 잡식성으로, 잎, 꽃, 과일뿐만 아니라 작은 동물까지 먹습니다. 제 세제도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 이주 문제: 포썸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불법이며 비인도적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포썸은 이주 후 생존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 합법적인 관리 방법: 포썸이 문제를 일으킬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합법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포썸 퇴치법: 집 주변에서 멀리하는 팁
- 구멍 막기: 포썸이 집에 들어올 수 있는 구멍을 잘 막아주세요. 작은 틈도 포썸이 들어오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 먹이 제거: 포썸은 잡식성이라 먹을 수 있는 것을 찾아 집 안팎을 돌아다닙니다. 음식을 적절히 보관하고 쓰레기를 잘 처리하세요.
- 강한 냄새 사용: 포썸은 강한 냄새를 싫어합니다. 식초나 박하 오일을 사용해 보세요. (저는 현재 실험 중입니다!)
- 조명 활용: 포썸은 어두운 곳을 선호하므로, 센서 조명을 설치하면 접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소리 활용: 포썸은 큰 소리나 음악에 민감하므로, 이를 활용해 접근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결론: 포썸과의 공존
포썸은 귀찮을 수 있지만, 호주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입니다. 그러나 저희 테라스를 공중 화장실로 사용하는 것은 사양하고 싶습니다. 시드니에서 포썸과의 생활은 예상치 못한 웃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작은 모험들이 우리 일상을 더 흥미롭고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만들어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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